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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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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무척 좋아한다.

책 귀신이라고 해도 좋다.

중학교2학년때까지의 꿈은 뭐였냐면, 집 한쪽 면을 책으로 채워넣는 것이었다. 방 한칸만 생각했으니 당연하지.

1. 책을 읽은 순서.

고등학교때까지는, 책, 컴퓨터, 망원경, 뉴턴[당시 애독하던 잡지였다.] 만 있으면 제일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제일 오래된 기억은 아마 4,5살쯤 막 한글을 떼고나서, 선물받았던 책이 커다란 그림책인 인어공주였다.[아마 하루종일 읽고 나서 스리슬쩍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분명 그 책이 걸레가 될때까지 껴안고 살았던 기억이 있고.

7살경, 집을 이사하면서 책을 안겨주셨는데.

글자도 일반 명조체 11포인트정도의 한국전래동화집과, 10권짜리 약식 컬러 대백과사전이었다. 군데군데 만화적인 설명이 곁들여진.

처음엔....2/3를 그림이 차지하는 전래동화집을 읽어댔고...국민학교 3학년정도 되자 외면하던 컬러대백과사전을 읽기 시작했다. --; 그리고 그 책은 나중에 걸레가 되어 테이프로 붙여도 떨어져나갔고, 나중엔 거의 외우다시피 해서 중학교때는 없어졌던 것 같다.

그때부터 부모님은 조그마한 장녀가 책을 끼고 사는 걸 보자...[당시 남동생놈도 내가 잡고 같이 읽었다.] 여기저기 친척집에서 책을 얻어다 갖다 놓기 시작했다. 하긴 부모님들은 자녀가 책을 읽는 걸 보면 매우 좋아하는 편이니까.

아마, 전래동화집을 읽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속독을 하게 되었다. 입으로 소리내어 읽는 것보다, 눈으로 읽는것이 어느순간부터 조금씩 빨라지면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지금도 대책없는 속독을 하고 있다.[정말로 대책없다.]

그리고 국민학교 4,5학년이 되고 이사하면서 커다란 책장을 주셨는데, 권당 손가락 세마디정도의 두께를 가진 세계동화전집 비스무리한 걸 주셨고...그림이 정말로 없었다. 그리고 국내위인전 및 세계위인전으로 가득 채워줬는데, 큰아버님 댁과 고모님댁에서 전부 얻어오신 듯 했다. 당시, 큰아버님 자녀와 고모님 자녀는 나로 인해 매우 닦달받았던 듯 했다. 가끔 그 집에 놀러가서 책이 있는 방에 틀어박혔는데, 눈총 많이 받았던 듯...

그때부터는 대책없이 미쳐서, 누가 불러도 듣지 못하고 엉덩이가 아픈데도 꼼짝하지 않고 읽었다. 아마 글자는 8~9포인트 정도의 글자만 가득한 책을 잘도 읽었었다. 집에서도 잠자는 시간에 몰래 불을 켜고 이불속에서 책을 읽던 기억이 있다. 학교에서도 읽다가 걸렸다. 두어 번.

읽던 순서는 이러했다.

한국전래동화 - 약식컬러대백과사전 - 세계명작전집 - 위인전[세계->국내] 그 이후로 잡탕... 국내위인전집 중 간단한 역사서도 같이 끼워져 있었는데, 근대사까지 읽었으니까. 물론, 근대사는 매우 재미없었다.

나중에 책을 사주실 때도, 나보고 직접 고르라고 하신 적이 있었는데 무조건 권수많고 글자많은걸로 골랐던 적이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도서위원을 자원하여 틈만 나면 도서실에서 살았고, 나중엔 도서대여점이 많아져서 거기 있는 만화책, 소설책은 다 읽었으며, 속독을 하는 걸 이용하여 대형 서점에 아예 자리잡고 놀러가 어느 날은 이쪽 코너, 내일은 저쪽 코너란 식으로 계획을 잡아 착실하게 서점을 접수해 가기도 했다.[당시 김용의 무협소설 전부를 이시기에 독파...고1시절]

지금도 책을 매우 좋아하고, 아주 좋아한다. 잠이 올때 책을 읽으면 정신이 또랑또랑해진다. 고등학교때 제일 갖고 싶었던 책은 동아세계대백과사전이었다.

2. 속독

속독은 아무생각없이 읽다보니 생겨버린 것이다. 아마 국민학교때라고 생각한다. 2학년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읽었는데, 그때부터인듯. 딸이 책에 파묻혀 살자, 양친께서는 아들도 책을 좋아하길 바랬는데 유감스럽게도 그녀석은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로 인해 내 주변의 친척학생들은 매우 고통을 당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좀 불쌍하기도 하다. 때로 외가에 가서 책을 빌려오기도 했는데, 어른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자기 자식 보라고 사놓은 책인데 자식은 보지도 않고 장식용으로 쓰다가, 다른 집 딸이 볼 책이 없다고 빌려가니 누가 좋아하겠는가. 어린아이가 눈치챌 만큼 매우 노골적이었던 시선이 아직도 기억난다. 하여간, 두 세권씩 빌려와도 속독 때문에 2-3일이면 장땡이니, 그저 마구마구 읽는 것만 했던 국민학교 시절이었다. 빌려갈때 열 몇권을 껴안다가 그 부모의 제지로 2,3권만 들고 왔던 적도 있었다.

속독을 하다보니 읽다가 중단한 책은 결코 없고, 원샷에 읽는다. 그러나 단 두 권, 읽다가 시선을 돌리거나 잠시 쉬는 책이 있었으니....그것은.

죄와 벌, 그리고 실마릴리온.

둘 다, 지독히도 재미없었다. 지금까지도. 저 두 권은, 읽다가 , 쉬다가, 읽다가, 쉬다가 하면서 봤다. 죄와 벌은 당시 학생이 봐야할 책 100선에 있었기 때문에 의무감으로 봤다.

중학교때 과학과 천문쪽에 빠져서 전문서적으로 보게 되었는데, 천문학쪽은 나는 수학을 좋아하지 않아서 어려웠었다. 그런데 뉴턴을 보기시작하면서 어려운 단어들이 많았는데, 사전도 없고 해서...뉴턴이나 관련 여러가지 서적들을 볼 때는 속독을 하긴 하는데, 몇 번씩이고 읽으면서 아예 외워버렸다. 그러면 어느 순간 이해가 간다. 아주 간략하게. 그런식으로 외워버린 책들이 꽤 많았다.

지금도 정독을 잘 하지 못한다. 무의식중에 훑어보는 게 완전히 되어버려서, 어려운 일이다. 정말 집중을 하고, 일부러 눈으로 한글자씩 읽는다는 식으로 읽어가는데, 정신차려 보면 그 잠깐사이 반절의 페이지가...

그래서 천천히 읽으면서, 몇번씩이고 다시 읽어 외워버리는 정도까지의 방법을 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노력을 많이 하여, 속도를 늦췄다. 그래서 지금 일반 두께의 책은 두시간 정도면 읽는다. [기준 ; 손가락 한마디 또는 한마디 반정도?]
문고판 할리퀸소설은 한번 재봤다. 그랬더니 20분정도...
[이제 하산해도 좋다. -_-;]

3.좋아하는 책과 작가

작가로는 다나카 요시키, 카야타 스나코, 국내작가로는 이우혁님 정도...

나는 실력도 없으면서 문체와 글발은 매우 따지는데, 풍경과 요리 묘사가 잘 되는 사람, 글 실력이 되는 사람[어중간은 사절이다.] 개개 캐릭터의 구분이 읽으면서도 확실히 하게 되는 사람, 뭐 이런 기준이 있다.

그래서 설정집을 권두에 만들고 먼저 읽어주세요 라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걸 읽지 않아도 본편만으로도 이해 가능하게 쓰는 사람이 좋다. 나도 써보면서 좀 어려웠던 건, 확실히 묘사다. 그리고 캐릭터간의 뚜렷한 구분. 굳이 써넣지 않아도 자연스레 녹아드는 그런 게 있어야 하는데. 로맨스를 하나 써내면서 느낀 건, 역시 닭살 돋아 못하겠다...란 거다.

몇 개의 설정을 잡고 조금씩만 써둔 게 있는데, ...이거 너무 어렵다. 그냥 전투면 술술 잘만 써지던데....

좋아하는 책은 고전, SF, SFX, 로맨스, 추리 다 좋아한다. 단, N 세대 소설? 절대 싫고, 수필물, 에세이, 자전소설, 언제 누가 해야 할 무슨 일 이란 식의 제목이 붙은 책은 안 본다. 아, 시집도 안 읽는데, 나같이 메마른데다 속독을 하는 인간은 읽어도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요즘엔 SF소설이 읽고 싶은데 책이 너무 없다.

국내작가 중 딱히 이분이다! 라고 하는게 없는 것이 아직 맘에 드는 소설이 안 나온것도 있지만,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많아도 여기저기서 맘에 안 드는 것이 하나 둘 씩 있어서 그렇다. 이우혁님의 문체도, 어딘가 좀 막힌 데가 드는 느낌이 있다. 선호하는 작가이긴 하지만 10%정도 모자란 듯한 것. 번역체는 어쩔 수 없고.

입맛에 맞는 책만을 찾다가 못 참겠다! 차라리 내가 쓰자 하고 덤벼든 게 작년이었다. 아, 바보스러운 생각이었지만 글 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수식어가 많지 않고 간결한 글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건조하면 어렵다, 역시.


많은 책, 추천 바랍니다. ^_^
by 엘키 | 2005/06/29 13:45 | 글자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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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淸年 at 2005/06/29 20:14
책을 읽는 속도는 종류에 따라 다르더군요. 책이 어려우면 그에 비례해서 시간이 길어집니다.
Commented by 하기스24세 at 2005/06/30 01:20
아.난 데미안이 정말 재미없어서 안 읽히더만.돈 주고 산게 아까워서 다 읽긴 했는데.속독파트는 나도 속독을 하는 처지라 심히 공감이 가는구랴.걍 읽다보면 어느새 저절로 익혀지지.보통 만화책은 5~10분 라이트은 대개 30분~40분..
Commented by manya at 2005/08/03 20:56
너의 글..... 참 재밌게 잘 읽었다.....
Commented by manya at 2005/08/04 15:21
참고로.. 생각해 보니, 나는 속독 아니면 정독이야.
정말 마음에 든 책은 대책없이 정독.
만화책마저 한정없이 늘어지게 읽는다..
글을 곱씹느라고 말이지.
맘에 안 드는데 일단 손에 잡은 거라 계속 읽는 책은 속독.
속도는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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